우리는 언제부터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습관에 빠졌을까.

현대인들은 조건부 행복이라는 함정에 빠져 현재의 만족을 지속적으로 연기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해보자.
대부분 무표정하거나 피곤해 보인다. 이들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직장인 김모씨는 매일 아침 "오늘만 버티면 된다"고 중얼거린다.
학생들은 "시험만 끝나면 행복할 거야"라고 말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OECD 평균을 밑돈다.
경제적 성장과 반비례하는 이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제는 명확하다.
우리는 행복을 미래의 어떤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보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교육 시스템부터 살펴보자. "좋은 대학에 가야 행복해진다"는 메시지가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승진하면", "연봉이 오르면"이라는 조건부 행복론이 지배적이다.
소셜미디어는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한다.
타인의 성공 스토리만 보이는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평가절하한다.
결국 우리는 행복을 성취의 결과물로 착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접근이다.
다행히 이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
행복은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50%는 유전적 요인, 10%는 환경적 요인, 나머지 40%는 개인의 의도적 활동에 의해 결정된다.
즉, 우리에게는 충분한 선택권이 있다.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행복지수 상위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답이 보인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현재 순간을 즐기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작은 일상의 즐거움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커피 향을 맡는 순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시간, 친구와의 대화 등 이미 우리 곁에 있는 행복 요소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둘째, 감사 일기를 써보자.
매일 세 가지씩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행복 회로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셋째, 목표 설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행복해질 거야"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자.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타인과의 진정한 연결을 추구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깊이 있는 관계에서 오는 만족감은 어떤 물질적 성취보다 강력하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하는 방식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